순천은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일정이 빠듯해서 순천만국가정원이랑 순천만습지를 제대로 못 보고 와서 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언젠간 꼭 다시 가봐야지 했는데, 마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고 해서, 날씨 고민 끝에 6월 중순을 선택했습니다. 여름이라 덥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다닐 만했습니다. 물론 낮에는 햇볕이 있었지만, 그늘도 많고 바람도 솔솔 불어서 크게 힘들진 않았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
둘째 날은 아침 겸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바로 이번 여행의 메인 목적지인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향했습니다. 미리 후기를 찾아봤을 때 사람들이 꽤 잘 꾸며놨다고 칭찬을 많이 하더니, 직접 보니 그 말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다르다고 하는데, 6월에는 수국을 비롯해 여러 꽃들이 한창이어서 색감이 너무 예뻤고, 산책로도 잘 정비돼 있어서 걷는 게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구역마다 다양한 테마정원과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곳곳에 포토존도 많아서 사진 찍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채로운 꽃들 덕분에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국가정원이 워낙 넓다 보니 하루에 다 보기엔 빠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순천만습지를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못 본 구역들을 마저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습지 구경을 마치고 스카이큐브를 타고 다시 국가정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이 됐을 때 야경을 보기 위해 좀 더 기다렸는데, 어두워지면서 조명이 켜지자 낮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됐습니다. 낮에 봤을 때도 예뻤는데, 야경은 낮의 풍경보다 더 분위기 있고 낭만적이었습니다. 피곤했지만 늦게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너무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순천만습지로 이동할 때는 스카이큐브라는 모노레일을 이용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이동 수단이겠거니 했는데, 타보니 생각보다 꽤 괜찮았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나름 볼 만했고, 걷지 않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체력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습지에 도착하자마자 생태체험선 탑승권을 끊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배를 타기 위해 좀 기다려야 했습니다. 배를 타고 갈대군락 사이를 지나가는데, 그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탁 트인 순천만의 갈대군락과 철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사진으로 보던 것과 실제로 보는 건 확실히 달랐습니다. 평화롭게 있는 철새들을 보니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배 안에서 방송으로 습지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눈으로만 봤을 때는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 생각보다 훨씬 유익했습니다.
순천만습지에 있는 자연생태 전시관도 들렀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전시관에 큰 흥미를 못 느끼는 편인데, 직접 철새들을 보고 나니 더 관심이 갔습니다. 순천만의 역사와 그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에 대한 설명이 알기 쉽게 정리돼 있어서 체험선에서 들은 내용과 연결이 되니까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철새들을 위해 전봇대를 뽑고 주변을 농업단지로 조성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다양한 철새들을 가까이서 보니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생태체험선을 타고 직접 철새들을 보고, 자연생태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니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팁
교통은 KTX를 이용했는데 시간도 2시간 40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었습니다. 운전해서 가면 주차 걱정에 고속도로 막힘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기차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순천 내에서는 택시나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어서 렌트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차가 없는 뚜벅이 여행객들도 충분히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하루 코스로 묶어서 다니는 게 효율적입니다. 스카이큐브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생태체험선은 꼭 타보길 추천드립니다. 운행 여부는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고, 여름철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선크림과 물은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순천만 국제정원 내에 카페와 매점이 있어 필요하다면 그곳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여행 팁을 아래에 정리해 봤는데, 순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통합권 활용하기: 순천만국가정원 입장권만 끊기보다는 '순천만습지'까지 포함된 통합권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 스카이큐브 왕복권까지 함께 고려해서 동선을 짜면 시간과 체력을 모두 아낄 수 있음
- 스카이큐브와 생태체험선 예약: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스카이큐브 대기 줄이 길 수 있으니 도착하자마자 탑승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음. 특히 생태체험선은 물때와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항 시간이 달라지니 미리 체크하는 것은 필수
- 편한 신발과 양산은 필수: 6월의 순천은 생각보다 해가 뜨겁다. 정원 내부가 워낙 넓어 하루 1만 보 이상은 거뜬히 걷게 되니 꼭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고,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양산이나 모자를 챙겨가는 것을 추천
- 물품 보관소 이용: KTX를 타고 온 뚜벅이 여행자라면 순천역이나 국가정원 입구에 있는 물품 보관소를 적극 활용. 무거운 짐 없이 가볍게 걸어야 정원의 풍경이 온전히 눈에 들어옴
이번 순천 여행은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도시에서 지내다가 정원, 식물, 습지, 철새 같은 자연경관을 하루 종일 보고 있으니 머리가 맑아지고 힐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제대로 리프레시한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전라도 특유의 맛있는 음식들, 그뿐만 아니라 걷기 좋았던 날씨까지 모든 게 완벽했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밖에 둘러보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일정을 더 길게 잡아서 낙안읍성 같은 다른 명소들을 가 보고 싶습니다. 걷기도 편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와도 좋은 곳입니다. 실제로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아 다음에는 부모님과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