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아이슬란드를 '그냥 오로라 보는 곳'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링로드를 따라 10일간 여행하면서 깨달은 건, 이곳은 대자연 여행의 종합 선물 같은 나라라는 점이었습니다. 빙하, 폭포, 온천, 화산 지형, 검은 모래 해변까지 하나의 섬에 이렇게 다양한 풍경이 공존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화산섬이다 보니 제주도랑 비슷한 풍경도 볼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다만 물가가 상당히 높고 날씨 변덕이 심해서 여행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링로드 투어
아이슬란드 여행의 핵심은 1번 국도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링로드 드라이브입니다. 여기서 링로드(Ring Road)란 아이슬란드를 순환하는 총 1,332km의 국도를 의미하며, 섬 전체를 반지(Ring)처럼 연결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저는 운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어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투어의 경우 20-30대만 모집하는 투어, 전 연령을 모집하는 투어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저는 전 연령은 모집하는 투어로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전 연령을 모집하는 투어는 어르신들도 오시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면서 문제없이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해 레이캬비크 공항에 도착한 직후 가이드님을 만났습니다. 가이드님은 만나자마자 여행 코스와 주의할 점, 오늘 일정 등을 설명해 주신 후 버스를 타러 함께 갔습니다. 처음 일정은 마트에서 점심과 저녁에 먹을 음식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뭘 사야될지 고민했는데 같은 팀 일행 분이 추천해 준 요거트와 핫도그를 추천해 주셔서 샀습니다. 점심때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는 마트를 갈 때마다 그 요거트를 꼭 샀습니다.
투어를 다니다 보니 가이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로 비포장도로가 많고 눈길이 나오는 구간도 있어서 투어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도로는 아스팔트와 비포장이 섞여 있습니다. 링로드 대부분은 포장되어 있지만, 일부 구간이나 명소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비포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쌓여 있어서 노면 상태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비포장 35km 구간을 지나며 차가 흔들리고 바람에 밀리는 경험을 했는데, 그때는 조금 긴장했지만 가이드님 덕분에 사고 없이 무사히 여행을 할 수 있었고, 지나고 나니 아이슬란드다운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온천
아이슬란드는 지열 에너지가 풍부한 나라입니다. 여기서 지열 에너지(Geothermal Energy)란 지구 내부의 열을 이용한 재생 에너지를 뜻하며, 아이슬란드는 재생 에너지 사용률이 99% 이상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지열을 활용한 온천이 전국 곳곳에 있어서, 저는 하루를 통째로 온천 투어에 할애했습니다.
첫 번째로 포레스트 라군(Forest Lagoon)이라는 유료 온천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없는 시간에 가서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탕 온도도 적당히 뜨거워서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기 딱 좋았고, 온천을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투어다 보니 일정이 정해져 있어 더 길게 온천을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원래 일정이라면 두 번째로는 레이캬비크에 있는 블루라군을 가는 거였는데 하필이면 화산 폭발 위험 때문에 블루라군이 영업을 하지 않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블루라군도 아이슬란드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는데 이번엔 방문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물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식당에서 한 끼 먹으면 보통 5만 원 내외이고, 햄버거도 2~3만 원 수준입니다. 저는 이를 대비해 한국에서 햇반, 라면, 반찬, 휴대용 커피포트까지 챙겨갔습니다. 수하물이 20kg까지 가능해서, 이 범위 내에서 준비했습니다. 숙소에 주방이 있을 때는 직접 요리해 먹고, 없을 때는 도시락을 싸서 다녔습니다. 보온 도시락과 보온 물통은 정말 유용했습니다. 마트 물가는 식당에 비해 합리적인 편이었습니다. 과일, 요거트, 생수 등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이었고, 고기는 kg당 가격이 표시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헷갈렸지만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사서 요리해 먹으니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아이슬란드 요거트는 정말 맛있어서 거의 매일 먹었습니다.
🐳오로라 관측과 주요 명소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오로라입니다. 여기서 오로라(Aurora)란 태양풍이 지구 대기와 충돌하며 발생하는 자연광 현상으로, 북극 또는 남극 근처에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권에 가까워 9월부터 4월까지가 오로라 시즌입니다. 저는 11월에 방문했는데, 오로라 지수와 날씨를 매일 체크하며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첫날밤에는 시차 적응 때문에 오로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날 밤부터 숙소 근처에서 약한 오로라를 봤습니다. 하늘에 연두색 빛이 흐릿하게 퍼져 있었는데, 육안으로는 희미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니 더 선명하게 나왔습니다. 사진을 찍자마자 투어팀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더니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흥분하며 사진을 찍었고, 저도 처음 보는 오로라에 감동했습니다. 이후 일정은 더 시골 쪽으로 들어가는 일정이라 더 진하고 멋있는 오로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주요 명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골든 서클(Golden Circle): 굴포스 폭포, 게이시르 간헐천, 싱벨리르 국립공원으로 구성된 관광 코스
- 스코가포스(Skógafoss): 폭포수에 햇빛이 비치면 무지개가 뜨는 장관
- 요쿨살론 빙하 호수(Jökulsárlón): 빙하 조각이 호수에 떠다니는 풍경
- 다이아몬드 비치(Diamond Beach): 검은 모래 위에 빙하 조각이 흩어져 있어 다이아몬드처럼 빛남
- 키르큐펠(Kirkjufell): 사과 껍질처럼 생긴 독특한 산으로,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많이 촬영되는 명소
저는 고래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달비크(Dalvík)라는 작은 어촌 마을에서 출발하는 투어인데, 혹등고래(Humpback Whale)를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고래가 물 위로 꼬리를 들어 올리는 장면을 직접 보니 감동이었습니다. 원래는 흰수염고래(Blue Whale)를 보고 싶었지만, 시즌이 아니라서(5~8월이 최적기) 못 본 게 아쉬웠습니다. 다른 투어는 요쿨살론 빙하 호수에서 수륙양용 보트 투어를 했습니다. 빙하 사이를 누비며 직접 빙하 조각을 만져보고, 가이드가 깨끗한 빙하 얼음을 건네줘서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물범도 볼 수 있어서 신기했고, 빙하의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커서 압도적이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정말 '불과 얼음의 땅'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곳이었습니다. 화산 지형과 빙하가 공존하고, 온천과 폭포가 넘쳐나는 이 나라는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다만 화산 폭발 위험으로 블루라군을 못 간 것과 날씨 때문에 일부 명소를 놓친 점은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운전 연습을 열심히 해서 자유 여행으로 여름 시즌에 백야(Midnight Sun)를 경험하거나, 겨울에 극야 속 오로라를 제대로 관측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