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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 (유니버셜 스튜디오, 마리나베이, 센토사섬)

by loopyjjoa 2026. 3. 1.

해외여행 처음 가는 친척동생과 함께 싱가포르에 가게 됐을 때, 과연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6시간이면 도착하는 말레이반도 최남단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약간 넓은 면적에 본섬을 포함해 63개의 섬으로 구성된 곳입니다. 금융도시이자 무역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건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마리나베이였습니다.

 

막내고모가 "꼭 가봐라"고 강력하게 추천하셨던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리나베이에서 2박을 할 수 있는 에어텔 패키지를 예약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익스프레서 패스(Express Pass)가 포함된 이용권을 미리 구매했습니다. 여기서 익스프레스패스란 대기 줄을 건너뛰고 우선 탑승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옵션입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센토사섬에 위치한 동남아시아 유일의 유니버셜 테마파크입니다. 평화와 고요함을 뜻하는 센토사(Sentosa)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곳은 언제나 관광객으로 붐비는 휴양지이자 놀이공원과 인공 해변, 호텔이 밀집된 복합 리조트 지역입니다.

제가 구매한 익스프레스 패스(Express Pass) 덕분에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대기 시간 없이 탈 수 있었습니다. 일반 티켓보다 가격은 훨씬 비쌌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1~2시간씩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트랜스포머 더 라이드나 쥬라기 월드 래피드 어드벤처 같은 인기 어트랙션은 대기 시간이 평균 90분을 넘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오전 일찍 입장해서 인기 어트랙션부터 공략하는 게 좋습니다. 저희는 개장 시간에 맞춰 입장했고, 오후에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공연과 캐릭터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놀이공원을 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익스프레스패스가 포함된 이용권을 구매할 겁니다.

센토사섬에는 놀이공원 외에도 37m 높이의 거대한 머라이언(Merlion) 상이 있습니다. 상반신은 사자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머라이언은 한때 작은 어촌이었던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싱가포르라는 이름 자체가 말레이어로 '싱아푸라(사자의 도시)'를 뜻합니다. 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타워에 올라가 보니 휴양 시설로 가득한 센토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마리나베이

마리나베이(Marina Bay)는 싱가포르의 금융 중심지이자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제가 묵었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주변으로는 싱가포르 플라이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머라이언 공원 등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모여 있습니다.

싱가포르 플라이어(Singapore Flyer)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인 영국 런던아이보다 30m나 더 높은 165m 높이의 대관람차입니다. 캡슐 하나는 작은 버스 정도 규모로 최대 28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약 15분이 걸립니다. 그 크기에 비해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숙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관람차에서 내려다본 마리나베이의 빌딩 숲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반대쪽 창으로는 싱가포르 해협이 보였는데, 바다 위 수송선들이 빽빽하게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세계 최대의 무역항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해상을 통한 중개무역의 중심지로서 싱가포르의 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곳인데, 실제로 가보니 너무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바다를 매립한 지역에 세워진 인공정원으로, 나무 모양의 인공 구조물인 슈퍼트리(Supertree)가 중심에 있고 두 개의 거대한 온실이 있습니다.

제가 들어간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 돔은 '구름 숲'이라는 이름답게 35m 높이 인공산 정상에서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열대 산악지대에서 온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습도 조절 장치가 가동되고 있었는데, 분사되는 물안개 때문에 마치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HVAC 시스템(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을 통해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데, 이는 실내 공기의 냉난방과 환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밤에는 슈퍼트리쇼가 펼쳐지는데, 화려한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상공 22m 높이의 스카이웨이에 올라가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고, 아래서 올려다보는 것도 각각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마리나베이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싱가포르 플라이어: 165m 높이에서 도시 전경 조망
  • 가든스 바이 더 베이: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플라워 돔 관람
  • 머라이언 공원: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 분수 앞에서 인증샷
  • 마리나베이 샌즈: 루프탑 바에서 야경 감상

 

센토사섬

센토사섬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8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3.5km 길이의 해저 터널을 통해 연결됩니다. 왕복 10차로를 자랑하는 이 터널은 2013년에 완공됐으며, 싱가포르의 동서부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센토사를 단순히 놀이공원이 있는 휴양지로만 알고 있지만, 이곳에는 역사적인 의미가 깊은 장소들도 있습니다. 1960년대까지는 영국의 군사 기지였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의 포로수용소로 사용된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실로소 요새(Fort Siloso)는 19세기 말 실로소 산 정상을 깎아내 만든 영국군의 전략적 군사 요충지였습니다. 당시 해상무역의 급증으로 점점 중요해진 싱가포르 항구를 방어하기 위해 건설됐다고 합니다. 벙커 안으로 들어가니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치열했던 현장음이 재현되어 있었고, 영국에서 일본으로, 다시 영국의 지배로 이어진 싱가포르의 고단한 역사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Capella Hotel)은 영국군 막사 건물을 개조한 곳으로, 2018년 6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입니다. 호텔 측에서는 그 역사적인 만남을 기념하는 동판까지 만들어 놓았더군요.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긴장하며 TV로 지켜봤던 기억이 새록새록했는데, 실제로 그 장소에 서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센토사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정말 평화롭고 고요했습니다. 싱가포르는 12월에서 2월까지가 우기인데, 하루에 한 번은 장대비가 내립니다. 그렇지만 인도 위에 지붕이 있어서 우산 없이도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스콜이 그치고 나니 더욱 청명한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싱가포르 대중교통은 정말 편리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가 사통팔달로 연결되어 있고, 여행자 전용 교통카드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은 한국보다 좀 넓고, 기관사가 없는 전자동 무인 운행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싱가포르답게 깨끗하고 안락했습니다. 다만 무시무시한 범칙금 경고 표시를 보니 이 또한 법 준수가 철저한 싱가포르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내고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싱가포르는 정말 깔끔하고 깨끗한 곳이었습니다. 왜 꼭 가보라고 하셨는지 이제 알겠더군요. 음식은 조금 짠 편이긴 했지만 대체로 맛있었습니다. 특히 칠리크랩(Chili Crab)은 싱가포르 대표 음식으로, 신선한 게를 토마토 베이스의 매콤달콤한 소스에 볶아낸 요리입니다. 회사 같은 팀 직원이 꼭 먹어보라고 해서 식당을 찾아봤는데, 예약을 안 해서 못 먹을 뻔했습니다. 마지막 날 간신히 자리를 잡고 먹을 수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진짜 못 먹었으면 너무 후회할 뻔했습니다. 칠리크랩은 싱가포르 가면 꼭 먹어야 합니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싱가포르는 공존의 도시였습니다. 리틀 인디아에서는 인도 문화를,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 문화를, 그리고 페라나칸 지역에서는 동서양이 혼합된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수많은 불빛이 모여 만들어낸 마리나베이의 야경처럼, 이 작은 도시국가는 다양성을 하나로 아우르는 힘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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