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로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소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주요 명소는 다 둘러보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가보니 예상은 적중했고, 동시에 제가 미리 준비한 몇 가지 방법들이 정말 효과적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는 연간 방문객이 수천만 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인만큼, 전략적인 동선 계획과 사전 예약이 필수라는 걸 몸소 체험했습니다.

✅바티칸 투어
로마에서 저는 바티칸을 가장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가이자 가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 시국(Vatican City State)은 약 0.44㎢의 면적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담긴 예술적·역사적 가치는 그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바티칸 시국이란 교황이 통치하는 세계 유일의 신정국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체가 등재된 특별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저는 출발 전 바티칸 투어를 미리 예약했는데, 현장에 도착해서 티켓 구매 줄을 보는 순간 미리 투어를 신청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 줄이 건물을 한 바퀴 돌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거든요. 투어로 가니까 별도 입구로 들어가 대기 시간을 거의 없이 입장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바티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어서 훨씬 깊이 있는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바티칸 박물관 내부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미켈란젤로가 4년에 걸쳐 완성한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천장을 올려다보는데, 500년 전 한 예술가가 목과 허리의 고통을 감내하며 그린 그림들이 지금 제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그 공간에 서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왜 여행을 가서 실제로 봐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느끼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로마에 간다는 친구들에게는 꼭 바티칸 투어를 가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콜로세움과 판테온
콜로세움은 로마 제국의 건축 기술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유적입니다. 서기 72년부터 80년까지 단 8년 만에 완공된 이 원형 경기장은 당시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였습니다. 약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이 건축물에는 히포지움(Hypogeum)이라는 지하 공간이 있었는데, 여기서 히포지움이란 경기장 바닥 아래 위치한 복잡한 지하 구조물로 검투사 대기실과 맹수 우리, 무대 장치 보관소가 있던 공간입니다.
저는 콜로세움 내부에 들어가서야 이 지하 구조물의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꼭 콜로세움 내부까지 들어가서 봐야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이 지하 부분이 드러난 현재의 모습이 당시의 기술력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나무 바닥으로 덮여 있어 관객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바닥이 소실되면서 그 아래의 정교한 시스템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 것이죠. 특히 도르래와 유압을 이용한 엘리베이터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무대 장치였습니다.
판테온은 또 다른 차원의 건축학적 경이로움을 보여줍니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천장 중앙에 뚫린 지름 8.2m의 원형 구멍인 오쿨루스(Oculus)입니다. 오쿨루스는 라틴어로 '눈'을 의미하며, 건물 내부로 자연광을 유입하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화창한 날 판테온 내부에 들어가면 이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줄기가 벽면에 신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궁금했던 점은 비가 오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는데, 바닥을 자세히 보니 작은 배수구들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판테온 내부에서 불을 피워두었기 때문에 공기역학적 구조로 풍압에 의해 실내로 비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설명을 듣고 2000년 전 로마인들의 건축 지식이 얼마나 정교했는지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ℹ️여행정보
로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예약입니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표를 끊으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가보니 이건 체력과 시간을 크게 낭비하는 선택이었습니다. 주요 명소들은 다음과 같이 온라인 예약이 필수적입니다.
- 콜로세움: 온라인 예약 시 별도 입구로 즉시 입장 가능
- 바티칸 박물관: 투어 예약 시 대기 없이 입장 및 전문 설명 제공
- 판테온: 현장 구매 가능하나 온라인 예약 시 빠른 입장
저는 트레비 분수를 방문했을 때 아쉬움이 컸습니다. 마침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콜로세움과 판테온은 충분히 둘러볼 수 있었고, 특히 판테온에서 천장의 오쿨루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직접 본 경험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음식과 관련해서는 제 개인적인 취향 문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 싱겁게 먹는 편이라 이탈리아 음식이 조금 짜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현지에서 먹는 젤라또와 티라미수는 정말 달랐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풍미가 있었어요. 특히 로마에서 유명한 젤라또 가게는 직원이 한국말을 할 정도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었는데, 그만큼 맛이 보장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로마에서는 피렌체에서 만났던 친구를 다시 만나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여러 도시에서 계속 만나다 보니 더 친해지는 느깜이 들었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함께 여행하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는 정말 볼 것이 많은 도시입니다. 하루 이틀로는 절대 다 볼 수 없고, 그렇다고 너무 욕심내면 체력이 바닥나기 쉽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주요 명소 위주로 효율적으로 동선을 짰기 때문에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이탈리아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로마는 반드시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입니다. 이번에 못 본 트레비 분수도 제대로 보고, 나보나 광장이나 핀초 테라스 같은 곳도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