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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여행 (숙소, 구시가지, 하이델베르크성)

by loopyjjoa 2026. 3. 14.

독일은 정말 소시지와 맥주의 나라일까요? 저는 프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를 직접 다녀오기 전까지 이 질문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한 독일은 제가 생각했던 단순한 음식 이미지를 넘어서는 곳이었습니다.

 

숙소 선택

프랑크푸르트 숙소를 잡을 때 많은 여행자들은 접근성 때문에 중앙역(Hauptbahnhof) 근처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저는 안전과 가성비를 동시에 고려해 공항 근처의 Staycity Aparthotels를 선택했습니다. 4성급 아파트먼트 호텔(Aparthotel)로, 주방 시설이 완비된 장기 체류형 숙소를 의미합니다. 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시설의 청결함과 완벽한 주방 설비였습니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토스터기, 인덕션, 식기세척기까지 갖춰져 있어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은 일요일에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토요일에 도착한 저는 서둘러 인근 슈퍼마켓에서 일요일과 월요일 아침까지의 식재료를 구매해야 했습니다. 독일의 소시지와 치즈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트러플 버터와 다양한 요거트 제품은 제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유럽 슈퍼마켓의 특징 중 하나는 와인과 맥주가 엄청나게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양질의 주류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매일 저녁 맛있는 맥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공항 근처 숙소의 또 다른 이점은 시내까지 지하철로 20분 이내에 이동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카드와 유사한 도이칠란드 티켓(Deutschland-Ticket)을 구매하면 한 달간 독일 전역의 모든 지하철, 버스, 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월 58유로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정기권 개념입니다. 다만 독일은 불시 검표가 잦으니 반드시 티켓을 소지해야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일요일 아침 9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텅 비어있다'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럽 대도시는 관광객으로 붐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요일의 프랑크푸르트는 제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아서 거리가 한산했고, 오히려 그 고요함 덕분에 도시를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이젤너 다리(Eiserner Steg)에서 바라본 마인강의 풍경은 영상으로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실제로 서 있으니 물결과 바람, 그리고 주변 건축물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고, 괜히 여행을 다니며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 좋은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대성당(Frankfurter Dom)에서는 우연히 일요일 미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내부 관람은 제한적이었지만 뒤에서 예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경건한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꼭 가고 싶었던 drei kaffeebar는 프랑크푸르트의 힙한 카페 문화를 대표하는 곳이었습니다.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 해가 쨍하게 비춰줬던 순간은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흐린 날씨가 계속되다가 딱 그 순간만 햇빛이 쏟아졌는데, 그 타이밍이 마치 저를 위한 선물 같았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역사박물관에서는 이 도시의 과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12유로였지만, 프랑크푸르트의 역사와 화폐 전시, 다양한 미술품을 2시간 넘게 관람하며 충분히 값어치를 했습니다. 특히 독일의 경제 중심지답게 화폐 관련 전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인타워(Main Tower) 전망대에서는 9유로를 내고 올라가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 도시치고는 고층 건물이 많아서 서울의 느낌도 조금 났지만, 구시가지의 뢰머광장(Römerberg)은 중세 시대 독일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성과 학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ICE(InterCity Express)를 타고 약 1시간 만에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습니다. ICE는 독일의 고속철도로, 우리나라의 KTX와 동일한 개념입니다. 저는 2개월 전에 2등석 왕복 티켓을 2인 기준 60유로에 예약했는데, 독일 기차표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하이델베르크성으로 가는 푸니쿨라(Funicular, 케이블카)는 1인당 11유로였습니다. 푸니쿨라란 경사가 급한 언덕을 오르내리는 케이블 견인 철도를 의미하며, 하이델베르크의 푸니쿨라는 70도에 가까운 급경사를 오르는 역사적인 교통수단입니다. 오래된 열차의 운치 있는 외관과 운전기사가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편도 티켓만 끊은 것은 실수였습니다. 내려갈 때는 산길을 걸어야 했는데, 카페 주인과 푸니쿨라 운전수 모두 "걸어서 갈 만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한 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독일인들의 시간 개념이 한국과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중간에 길을 잃어 헤매기도 했지만, 덕분에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숲길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성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통으로 유명한 221,726리터 용량의 하이델베르크 대술통(Heidelberg Tun)이 있습니다. 성 안에는 약국 박물관도 있어서 중세 시대의 의약품과 도구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포탄에 맞아 일부가 부서진 성벽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지는 유럽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뷰였습니다. 구시가지로 내려와서는 드디어 학센(Haxen)을 먹으러 Löwenbräu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처음엔 혼자 저걸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마침 하이델베르크성에서 만난 한국인 일행과 함께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학센은 독일식 족발로, 돼지 뒷다리를 뼈째로 기름에 튀긴 요리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콜라겐 층이 일품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족발이라고 하면 한국식 보쌈을 떠올리지만, 독일 학센은 조리법부터 식감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흰색 아스파라거스가 올라간 플람쿠헨(독일식 피자)도 함께 주문했는데, 블루베리 콩포트 소스와의 조합이 의외로 잘 어울렸습니다. 학센이 정말 맛있어서 한국에도 학센을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여행 (숙소, 구시가지, 하이델베르크성)

 

프랑크푸르트를 처음 계획할 때는 단순히 유럽 여행 경로 중 하나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다녀온 후에는 독일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음식도 맛있었고, 사람들도 친절했습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닐 때 지나가던 남성분이 도와주셨고, 길을 헤맬 때도 주변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어서 여행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독일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분단국가였다는 점에서 내적 친밀감도 느껴졌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베를린이나 뮌헨 같은 다른 도시들도 방문해 독일의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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